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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아동 및 청소년에서 불안장애는 가장 흔한 정신질환입니다. 일시적인 공포(恐怖, fear)나 불안(不安, ANXIETY)은 정상적인 발달 과정 중에 흔히 나타나는 것이지만, 불안장애(anxiety disorder)란 지나친 공포와 걱정, 전반적 각성과 기대불안, 공황 발작을 갖는 질병군을 말하며, 학교 생활이나 대인 관계에서 상당한 기능장애를 일으킵니다.
과거 20여 년에 걸쳐 많은 연구자들이 이 방면에 대해 연구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성인의 불안에 대한 연구에 비해 많이 부족합니다. 그 이유는 아동 및 청소년기 불안 장애의 특징 때문입니다.
첫째로, 불안장애는 이 시기에 가장 흔하고, 정신보건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임에도 불구하고, 기관에 의뢰되는 비율은 그중 약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실정입니다.
왜 이렇게 우울장애를 보이는 소아청소년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는가 하는 이유는 외면화 증상, 예를 들면 주의산만, 비행, 반항, 공격성 등은 비교적 쉽게 눈에 띄기 때문에 상담에 의뢰되지만 우울증이나 불안증 같은 내면화 증상은 부모나 교사의 관심을 덜 받고, 제대로 인지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불안 증상이 병적인지, 발달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정상적인 것인지를 구별하는 객관적이고 명확한 기준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몇몇 객관적인 측정 도구가 개발되어 있지만 객관적으로 구별지어 주는 데 한계가 있고, 이 같은 점으로 해서 불안이 제대로 인지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셋째로 불안은 학업수행, 대인관계 등 여러가지 발달 영역에 걸쳐 널리 악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많은 다른 공존 질병과 함께 수반되어 나타나기 때문에 불안 장애의 직접적인 영향을 연구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이런 요인들이 아직까지 아동기 및 청소년기 불안장애의 연구를 어렵게 하는 중요한 요인들입니다.
2. 동의어
질병명 : 분리불안장애(Separation Anxiety Disorder)
관련용어 : 사회공포증, 강박장애, 특정공포증, 범불안장애, 공황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3. 정의
아동(혹은 청소년)이 집이나 혹은 애착 대상(주로 어머니)으로부터 분리되는 것이 대해 지나치게 불안하거나 두려워하는 것을 핵심 증상인 불안장애의 일종입니다.
4. 증상
아동(혹은 청소년)이 집이나 혹은 애착 대상(주로 어머니)으로부터 분리되는 것이 대해 지나치게 불안하거나 두려워하는 것을 핵심 증상인 불안장애의 일종입니다.
이같은 불안 증상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심하고, 분리가 예상되거나 발생할 때 반복해서 괴로움을 느끼고, 분리 상황이 닥치는 것을 회피하려 합니다. 애착 대상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인지 왜곡이 있고, 악몽이 반복되기도 합니다. 이것에 수반되어 회피 행동이 나타나는데, 등교를 기피하거나 아침에 늑장을 부리거나, 부모와 떨어지는 외출과 따로 잠자기를 싫어하고, 부모를 졸졸 따라다니기도 합니다.
지나치게 불안하여 자율신경계가 긴장되기 때문에 이로 인하여 다양한 신체 증상-복통, 두통, 오심 및 구토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5. 원인,병태 생리
- 안전한 기지로서의 어머니
아동이 성장하면서 아동기 초기에 호기심으로 세상에 대한 탐험에 나섰던 아이는 가끔 낯선 일을 경험하기도 하고, 좌절을 겪기도 하고, 두려운 것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때는 가장 믿을 수 있는 보금자리인 엄마의 품으로 돌아와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하고 때로는 응원을 청하기도 합니다. 아이에게 있어서 엄마의 품은 탐험 길에 오른 모험가들의 베이스 캠프와도 같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갑자기 놀랐을 때 '엄마야!' 하며 놀라는 경우를 흔히 보는 것입니다.
- 어머니로부터 멀어짐과 가까와짐
그러나 세상은 항상 두렵고 낯선 것만은 아니고, 때로는 새롭기도 하고 때로는 흥미진진한 짜릿한 즐거움도 있지 않습니까? 아이는 비로소 엄마로부터 떨어져서, 혼자 있는 불안·불편함과 바깥세상에서 경험하는 즐거움을 저울질하게 됩니다.
재미있는 유치원의 생활에 적응할 때는 엄마와 '바이바이' 하고 유치원으로 향하고, 아이들과 노는 것이 서툴고 자기 맘대로 투정부릴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흥미로운 놀잇감도 없을 때는 엄마와 떨어지기를 거부합니다. 또한 지나치게 소심하여 세상 일 모두가 두려울 때도 아이들은 엄마 품을 떠나려고 하지 않습니다.
- 분리불안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
아동기의 분리불안이란 이와 같이 의존적이고, 소심하며, 자기중심적인 또는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가 엄마와 같이 친숙한 사람의 그늘을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입니다.
따라서 심리적으로 아동과 어머니의 관계가 너무 밀착되어 있거나 지나치게 불안정한 모-자 관계에서 성장하여, 안정된 애착 형성을 이루지 못한 경우에는 이런 불안 현상이 나타납니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분리불안의 위험성이 더욱 높습니다.
- 임신이 이루어지지 않아 오랫동안 기다렸던 아이
- 손이 귀한 집안에서 독자인 경우
- 부모의 나이가 많은 경우
- 딸이 많은 가정의 남아
- 심장병, 천식, 경기, 잦은 감기나 설사 등 허약하고 병치레가 많았던 아이
- 발육이 더딘편인 아이
- 부모, 특히 어머니가 소심하거나 심리적으로 불안하여 아이의 양육에 지나치게 예민하거나 걱정을 하는 경우 등입니다.
이런 성장환경에서 아이는,
- 스스로 독립심을 키우기보다는 의존적이 되고
- 스스로 탐험하고 개척하고 극복해 나가다기보다는 걱정하고 조심스러워지기 때문에 낯선 환경에대한 적응이 어렵고
- 사소한 어려움에도 극복하려 하기보다는 부모의 품안에 안주하거나 쉽게 부모에게 의지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즉 아이는 부모에게서 독립하여 스스로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므로, 결국 지나친 분리불안을 나타내게 되는 것입니다.
6. 진단
불안장애는 대개 원인, 불안의 대상 및 임상 특징에 따라 몇 가지로 구분합니다. 그러고 나서 다른 유사한 증상을 가져올 수 있는 질병이나 원인들을 감별해야 합니다.
불안 증상을 가져올 수 있는 신체 질병도 구별되어야 합니다. 분리불안증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적인 질병으로는,
내분비질환(갑상선기능항진증 및 기능저하증, 저혈당증 등)
심혈관계질환(심부전증, 부정맥 등)
호흡기질환(만성폐색성폐질환, 폐렴 등)
대사이상(비타민 결핍증 등)
신경계질환(암, 뇌염 등)
여러 가지 물질이나 약물의 중독 상태(암페타민, 카페인, 마리화나, 코카인, 환각제, 흡입제 등)
약물 금단 상태(술, 코카인, 안정제 등)
일상적인 복용 상태(진통제, 기침약, 인슐린, 갑상선약, 피임약,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제제, 고혈압치료제, 항경련제, 기타 향정신성 약물들)에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가능성도 염두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청소년들에게서는 약물과 관련된 불안 증상은 잘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분리불안장애는 불안의 대상이 집이나 애착 대상으로부터의 분리나 앞으로 분리가 예상될 때 불안해하기 때문에 상황이 국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범불안장애나 특정공포증과 구별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청소년기에는 광장공포증을 동반하는 공황장애 혹은 사회공포증이 발병할 수 있으므로 이들과 감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7. 경과,예후
분리불안장애는 연령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나타냅니다.
- 아주 어린 연령의 아이는 분리에 대한 특정한 공포를 표현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걱정이나 공포는 종종 특별한 위험에 국한되는 경우가 있고, 분리에 대한 예기불안은 아동기 중반이 되어야 나타납니다.
- 청소년기가 되면, 특히 남자의 경우 자기가 분리불안을 느끼더라도 이를 부정하는 수가 있습니다.
- 나이가 더 들면 환경변화(이사, 결혼 등)를 헤쳐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고, 자녀나 배우자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고 혹시 이별하게 될 때 지나치게 불편함을 호소합니다.
분리불안 증상은 어떤 생활사건(친척이나 애완동물의 죽음, 질병, 입학이나 전학, 이사 등) 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개 학령 전기에 발병하지만, 18세 이전 어느 때라도 발병할 수 있습니다.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는데, 대개는 질병의 증상이 오래도록 지속됩니다.
8. 합병증
분리불안장애에서 분리와 관련된 불안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대상에 대한 공포 - 귀신, 동물, 곤충, 어둠 등- 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또한 약 3분의 1에서 과잉 불안장애를, 또 3분의 1에서 우울장애를 동반합니다.
9. 치료
불안장애의 치료는 다양한 치료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 부모 상담
치료에 있어서는 우선 부모 상담이 필요합니다. 부모는 아이의 불안이 위와 같은 과정을 통해 생기는 것임을 이해하고, 지나치게 의도적으로 아이를 떼어 놓으려고 하거나 일부러 아이 혼자 내버려두고 숨어서 어떻게 하나 지켜보는 것과 같은 행동을 삼가야 합니다. 오히려 집안 일을 할 때나 외출을 할 때 데리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로 하여금 엄마가 옆에서 지켜 보긴 하지만 도움을 주지 말고 스스로 재미있게 놀아보도록 격려하며, 단계적으로 서서히 엄마에게서 떨어져 지내는 거리와 시간을 늘려 나갑니다.
이와 함께 또래들과 노는 시간, 여럿이 함께 즐기는 기쁨, 집 밖에서 보내는 경험을 하도록 기회를 조금씩 늘려 나갑니다.
아이는 엄마를 들볶으면서 집안에서만 심심하게 지내는 것보다는 약간은 두렵고 괴롭지만 관심을 집 밖이나 또래로 돌리게 되고 그곳에서의 즐거움으로 엄마와 떨어져 지내는 고통을 이겨나가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 행동 치료
행동 치료(behavioral therapy) 혹은 인지-행동 치료(cognitive-behavioral therapy: CBT)는 노출(exposure)과 같은 행동 요법의 원리와 상황 대처적인 자기표현(coping self-statement)과 같은 인지치료의 원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만일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지 않으려 한다면 연령이나 지능이 너무 뒤지지 않는 이상 원칙적으로 가능한 한 빨리 학교를 보내야 하는데, 이때 부모는 교사와 충분히 아동에 관해 논의해야 합니다.
보통 체계적인 탈감작(주:자극의 정도를 차차 단계적으로 강하게 해서 나중에는 강한 자극에도 견디게 해 주는 요법, systematic desensitization) 방법을 사용하는데, 집에서부터 시작해서, 최종적으로는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로, 교실에 앉아서 수업을 받는 과정까지를 단계적이며 점진적으로 극복해 나가도록 계획합니다.
이때 부모와 아동을 열심히 격려해 주고, 지속적으로 지지해 줍니다. 부모는 우선 아동 곁에서 지켜서 있다가 아동이 학교에 적응을 하는 정도에 따라 서서히 함께 있는 시간을 줄여 나가고, 떨어져 있는 거리를 늘려 나가도록 합니다.
- 약물 치료
이같은 단계를 수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안감이 심하다면 약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항우울제로 사용되는 이미푸라민(imipramine)이라는 약이 사용되는데, 효과는 매우 신속하고 강력합니다.
이외에도 벤조디아제핀(benzodiazepines) 계열의 항불안제나 최근에 개발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SSRIs), 그외에 몇 가지 약제들이 있습니다.
- 정신치료
경우에 따라서는 아동의 심리적 불안에 초점을 맞추어, 정신역동적 정신 치료도 시행되는데, 주로 정신의 기저에 위치하는 두려움과 불안에 초점을 맞추어 접근합니다.
주로 아동으로 하여금 분리(separation), 자율성(autonomy), 자긍심(self-esteem), 연령에 적합한 행동(age-ppropriate hehavior)을 수행해 나가도록 격려해서 호전되도록 하는데, 이때 부모들도 함께 상담하여 안심시키고, 청소년이 좀더 독립적이 되도록 도와줄 수 있도록 합니다.
- 입원 치료
병의 지속기간이 너무 길거나, 정도가 심하거나, 외래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가족 내의 문제가 지나치게 큰 경우에는 아이를 입원시켜 치료적인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분리불안을 극복하고, 사회적응 능력을 키우는 훈련을 제공하는 방법도 시행되고 있습니다.
어쨌든 적용된 치료 방법에 관계없이 예후는 비교적 좋습니다. 치료를 적절히 받은 경우 대개 3분의 2이상은 학교에 복귀하지만, 아동의 연령, 증상의 심한 정도, 증상이 지속된 시간 등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10. 예방법
3세 이전의 아동은 부모와 애착을 이룬 후에야 자신감을 갖게 되고, 이 후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해 가며 스스로의 능력과 한계를 구분짓고 홀로서기가 가능해 집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또래 관계나 부모 이외의 성인들과도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분리불안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 1세 이전에 부모와 자녀 간에 애착을 적절하게 이루어야 합니다.
- 2~3세 사이에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충분히 경험하여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 이와 함께 자신이 해서는 안되는 일, 할 수 없는 경우에 대해서 포기하거나 받아들이거나 참을 수 있는 자기 조절을 배워야 합니다.
- 3세를 전후로 적절한 또래 경험, 부모 이외의 성인과의 관계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
- 이러한 아동의 발달단계에 따른 변화에 대해 부모가 지나친 우려나 기대를 하지 말고, 적절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11. 이럴땐 의사에게
만 4세까지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이러한 분리불안으로 인하여 적응을 하지 못하더라도 심각한 상태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아이가 부모를 떨어지지 못해서 유치원 가기를 포기할 정도라면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이런 것으로 인하여 아침만 되면 헛구역질, 구토, 설사, 복통 등을 호소하며 학교 혹은 유치원을 못 갈 정도라면 의사를 찾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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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불안증